과학기술 싣고
전국을 달리는 과학차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에서는 과학기술 풍토조성 사업과 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문화 활동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국내 산업구조가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면서 차세대 과학기술인력 양성이 정책적 이슈로 급부상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재단은 청소년의 과학화를 위해 기존의 사업 이외에 과학도서 시리즈 발간, 전국학생 과학책읽기 운동, 전국청소년과학경진대회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했는데 그 중에도 가장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사업이 과학차(Science Car) 운영이었다.
과학차는 산간벽지나 도서지방 등 오지에 거주하는 초·중·고등학생 및 지역 주민들에 대한 과학계몽활동을 위해 마련된 사업이었다. 1960~70년대를 거치며 진행된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도시와 시골 간의 환경적 격차가 심해졌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국립과학관이나 학생과학관 등이 늘어났지만 산간마을이나 도서지방에는 과학관은 고사하고 간단한 과학실험 시설조차 구비되지 않은 곳이 많았다. 이에 재단은 1981년 6월 과학차를 몰고 오지를 돌며 과학계몽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과학차는 컬러 TV와 VTR 장비 일체는 물론 천체 관측 망원경, 현미경, 과학상자, 다양한 과학실험 장비, 300여 종의 시약 등을 구비한 ‘움직이는 과학교실’이었다. 당시 오지 학교 학생들은 비커도 모를 정도로 과학적 교육 환경이 열악한 실정이었기에 여기저기에서 과학차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재단에서는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연차적으로 과학차를 확충해 나갔고 그 결과 1980년대 후반에 총 4대의 과학차를 보유하게 되었다. 1995년에는 과학차 안에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현미경이나 천체망원경, 각종 실험관찰기자재, 공작도구 외에 인공위성 기상정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과학차 시설을 보완하여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최신 과학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활동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을 위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4개 분야에 걸쳐 150여 개의 청소년과학활동 프로그램도 개발하는 등 내실을 기했다.
전국 오지를 순회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움직이는 과학교실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했던 과학차 사업은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각 시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과학차를 운영하면서 종료되었다. 재단은 운영하던 과학차를 강원도 등 필요로 하는 지역에 기증함으로써 사업을 마감하였다.